<분수대>지진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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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 1월17일 발생한 일본 고베(神戶)대지진은 사망 5천5백2명,부상 4만1천5백21명의 인명피해를 냈다.이와 함께 20만7천2백83동(棟)의 건물.가옥이 파괴되고,5백31건의 화재가 발생,1923년 9월1일 간토(關東)대지진 이래 최악의피해를 기록했다.
일본은 지진에 약한 나라다.지질구조상 태평양.필리핀해(海).
북미.유라시아의 4개 암판(岩板)들의 경계에 위치,이들 암판이서로 충돌하고 어긋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힘을 견디지 못해 지진이 발생한다.일본에선 매년 5백~1천회 유감지 진(有感地震)이 발생하고 있다.이에 비해 한반도는 유라시아 암판 내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진발생이 아주 적다.그러나 발생빈도가 낮을 뿐이지 지진활동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 지진활동은 1905년 인천에 최초로 지진계(地震計)가설치되기 이전 발생한 지진을 역사지진활동,이후 발생한 지진을 계기(計器)지진활동으로 나눈다.역사지진활동은 사서(史書)의 기록을 참고로 하는데,삼국시대 1백2회,고려시대 1백69회의 지진발생 기록이 나온다.조선시대엔 지진에 관한 사료가 풍부해 1천5백회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계기지진활동중 가장 피해가 컸던 것은 1936년 7월4일 지리산 쌍계사(雙溪寺)지진과 78년 10월17일 홍성 지진이다.특히 홍성지진은 한반도가 지진안전지대라고 믿었던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다.
60년대이후 고층빌딩.댐.중공업단지.핵발전소 등 대형 토목.
건조물이 급증,앞으로 지진피해의 대형화가 우려된다.특히 주목할것은 핵발전소와 댐이다.고리.월성 핵발전소들은 한반도에서 가장위험한 단층인 양산(梁山)단층에 인접해 있다.
양산단층은 활성(活性)단층으로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다.댐의 경우 저수로 인해 지각이 장기간 응력(應力)을 받고,그 위에 물의 하중(荷重)이 더해짐으로써 지진을 일으킨다.
지진은 가장 제어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중 하나며,태풍.화산활동과 같이 정확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엊그제 발생한 지진은 일부지역 아닌 전국 규모였다.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아님을 깨닫고 건축물의 내진(耐震)설계및 안전시 설 의무화,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민방위훈련 등 적극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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