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상·하원 모두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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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100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35석을 교체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 현역 의원이 지키고 있는 곳에서 대거 승리해 50명을 훨씬 상회하는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선거 전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은 49명이었다.

버지니아주에선 민주당 마크 워너 후보가 큰 표차로 공화당 제임스 질모어 후보를 눌렀다.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낸 워너 후보는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4년 전 오바마 당선자가 맡았던 기조연설을 맡아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선 민주당 케이 헤이건 후보가 공화당 현역 의원 엘리자베스 돌을 꺾었다. 돌은 1996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밥 돌의 부인이다.


뉴햄프셔주에서도 민주당 진 섀힌 후보가 공화당 존 스누누 현역 의원을, 뉴멕시코주에선 민주당 톰 유달 후보가 공화당 스티브 피어스 후보를 각각 물리치고 상원의원이 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초 기대했던 ‘꿈의 숫자’ 60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전체 의원의 5분의 3인 60명이 ‘토론 종결’을 요구하면 다른 정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60석 확보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하원의원=민주당은 의석 수를 크게 늘렸다. 선거 이전 435명 정원 중 235석을 차지하고 있던 민주당 의석은 250석 이상으로 늘어났다. 코네티컷·뉴햄프셔·뉴멕시코·메인 등 일부 주에서는 지역 내에서 공화당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코네티컷주에서 11선을 기록했던 공화당 크리스 셰이 의원도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29명의 의원이 배정된 뉴욕주의 경우 26명이 민주당, 3명이 공화당이었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존 포티어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후보의 인기가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조차 흑인들을 대거 투표장에 가도록 만들어 상·하원 의원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일종의 ‘오바마 쓰나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당선인은 과거 민주당이 의회 다수를 점했던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대통령 때보다 더욱 강력한 의회 지지기반을 확보했다”며 “집권 초기 의회와 함께 한 방향으로 강력한 개혁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지사=11개 주에서 진행된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노스캐롤라이나·몬태나·웨스트버지니아·델라웨어·뉴햄프셔·미주리·워싱턴 등 7개 주에서 승리했다. 공화당은 유타·노스다코타·버몬트·인디애나 등 4개 주에서 승리했다. 주지사의 당적별 분포는 선거 전 민주당 28명, 공화당 22명에서 민주당 29명, 공화당 21명으로 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선 민주당 소속 마이크 이즐리 주지사가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출마하지 못하면서 공화당이 탈환에 나섰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공화당은 7년간 샬럿시장으로 일해온 팻 맥코리 후보를 내세웠으나 부지사 출신의 민주당 베벌리 퍼듀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퍼듀 후보는 주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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