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 예술센터 건립 재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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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의 가운데 위치한 무인도 노들섬. 평상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해 잡목이 무성하고 황폐한 느낌을 준다. 여의도의 약 60분의 1 크기인 섬을 한강대교가 동서로 갈라놓는 바람에 더욱 작아 보인다.

서울시는 이 섬에 오페라극장을 비롯한 공연예술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여섯 명을 지명해 예술센터의 설계 작품을 공모하는 ‘설계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당선작은 내년 2월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06년 7월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에게 설계를 맡겼으나 작품 개념과 설계비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설계 작가 선정을 취소한 바 있다.

450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노들섬 예술센터는 2010년 공사에 들어가 2014년 완공된다. 호주 시드니나 덴마크 코펜하겐의 오페라하우스처럼 서울을 상징하는 명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노들섬의 교통이 불편한 데다 이 섬의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있다.

◆오페라극장·심포니홀 등 건축=서울시는 노들섬 제방 안쪽 5만2391㎡의 대지에 오페라극장·심포니홀·부대시설 등 연면적 5만3000㎡의 건물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오페라극장은 1500석 규모로 오페라·발레 등 각종 무대 공연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1900석의 심포니홀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용 무대로 오케스트라·합창 등 클래식 음악 공연에 사용된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노들섬 예술센터 건립 기금’으로 2800억원을 적립했다.

설계 경기 초청 작가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세 명씩 선정됐다. 김정곤(건국대 건축학 교수)·박승홍(디자인캠프 문박디엠피 대표)·이상림(공간그룹 대표)씨와 안나 라노바 룬드스트롬(스웨덴)·폴 앙드레(프랑스)·톰 메인(미국)이다.

노들섬 예술센터 건립 일정은 이미 최초 구상에 비해 상당히 늦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5년 1월 노들섬 예술센터 구상이 처음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완공까지 꼬박 9년이 걸리는 셈이다.

일정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당초 설계 작가로 선정된 누벨과 서울시의 의견 차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누벨의 작품 개념이 일본에 출품했다가 떨어진 것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서울시 입장에선 그대로 진행하기도 껄끄러웠고, 국제 공모였기 때문에 중간에 취소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시는 당선작 선정 2년 만인 올 7월에야 누벨이 과다한 설계비(354억원)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결정했다.

◆교통 불편 논란=서울시는 현재 한강대교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벌이고 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기 쉽도록 보행로를 넓히고 한강공원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노들섬은 한강과 자동차 도로로 둘러싸여 접근이 어렵고, 전철역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우면산 기슭에 위치해 접근이 불편한 예술의전당의 전철을 밟아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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