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직무복귀] 로이터 "더 센 권력 갖고 돌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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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 결정이 발표된 직후 전 세계 언론과 정부.전문가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앞으로 한국이 한층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 외신 반응=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올린 '헌재, 대통령 탄핵 기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앞으로 盧대통령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을 멀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국인 다수, 특히 젊은층이 지지하는 대북관계 개선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균형 잡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논평했다.

로이터 통신은 "盧대통령이 더 강화된 권력을 갖고 돌아왔다"며 "경제회생과 노사갈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盧대통령은 한층 강력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탄핵 기각은 한국 정치와 원화 가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우존스는 "채권거래상들은 기각을 예상했기 때문에 시장이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헌재 결정에는 총선에서 나타난 '탄핵안에 대한 민의'가 담겨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盧대통령이 탄핵위기를 모면함으로써 한국 정치는 한층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P는 한국 증시와 환율 시장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탄핵 기각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탄핵 기각 이후)열린우리당이 정부와 국회를 모두 장악함으로써 독선과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며 "정면돌파를 선호해 왔던 盧정권이 이제는 야당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 신용평가기관 반응=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다카히라 오가와 한국.일본 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14일 오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탄핵 기각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나 盧대통령과 정부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우리는 당초 탄핵이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 기각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밝혔다.

◆ 전문가 견해=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탄핵을 계기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탄핵 정국이 끝난 만큼 盧정권을 더욱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기업연구소(KEI)의 피터 벡 연구원은 "국제투자자들도 한국의 리더십이 안정되고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에 고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외국 정부 입장=미 국무부는 탄핵 기각 결정 이후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盧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앞으로 더욱 긴밀한 한.미 공조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는 14일 저녁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 직무 복귀를 축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15분간의 통화에서 盧대통령은 22일로 예정된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盧대통령 앞으로 직무 복귀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胡주석은 "한국이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뤄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축전을 보내와 "盧대통령께서 직무에 복귀했다는 소식 매우 기쁘게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도쿄=김종혁.김현기 특파원,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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