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 멈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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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시장이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멈췄다. 정부가 소형·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재건축 핵심 규제를 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쌓였던 매물이 줄고 호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지난 주말 급매물이 팔리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5㎡는 지난달 30일 이후 매도 호가가 9억원에서 9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잠실동 청자공인 오옥련 실장은 “재건축 규제가 대부분 풀릴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면서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15개 이상이던 매물이 6~7개로 줄었다”고 전했다. 송파 가락동 가락시영 42㎡도 4억원까지 떨어졌던 시세가 지난 주말 이후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49㎡도 일주일 새 4000만~5000만원 올라 7억7000만원을 호가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주 후반 급매물 2~3가구가 팔리면서 가격이 5000만원가량 뛰었다. 인근 굿모닝공인 관계자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완화될 경우 대형평수 입주가 가능해지고 일반 분양물량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소형·임대주택 의무비율 등의 재건축 핵심규제가 풀리면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 가격이 더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기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는 건 아니어서 추가 상승 여부는 불투명하다. 개포동 개포부동산 채은희 사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투명한 탓인지 당장 집을 매입하기보다는 조금 더 기다리겠다는 수요자가 많다”고 전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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