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공략 LG · MS 손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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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전자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내 손 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2일 오후 방한한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이튿날 LG전자와 차세대 휴대전화 개발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공조해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MS가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윈도 모바일’의 최신 버전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윈도 모바일을 장착한 스마트폰은 PC처럼 e-메일과 MS워드는 물론이고, 엑셀·프레젠테이션 같은 다양한 전자문서를 휴대전화로 보고 만들고 전송할 수 있다.

LG전자의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은 “휴대전화 시장이 연평균 9% 성장하는 데 비해 스마트폰은 29% 크고 있다. 스마트폰 전략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자업계에선 “메이저 휴대전화 업체 중 스마트폰 분야에 상대적으로 뒤처진 LG전자가 MS와 협력해 도약하려는 것 같다. 최근 PC사업 부문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로 이관한 것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MS도 모바일 운영체제의 원조 격인 윈도 모바일이 노키아의 ‘심비안’에 밀리고,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한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구글폰’이 돌풍을 일으키자 LG전자와 손잡아 세를 강화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발머 CEO는 3일 LG전자와의 비즈니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접촉한다. 스마트폰 ‘T 옴니아’의 국내 출시 행사에 참석하고,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협력 증진을 논의할 예정이다. 옴니아폰은 6월 싱가포르에 처음 출시되자마자 4주 연속 제품이 매진됐다. 이탈리아·인도 등 30여 개국에 출시됐다. 지난달 말 중국에서 열린 이동통신 박람회 ‘엑스포컴 차이나’에서는 중국 시장용 옴니아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06년 8000만 대에서 올해는 1억7000만 대, 2010년에는 4억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 비중은 2006년 8.4%에서 지난해에 10%를 돌파했다. 2011년에는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노키아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발머는 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계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성장 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다.

최익재 기자

◆스마트폰=휴대전화에 PC 기능을 추가한 ‘들고 다니는 초소형 PC’다. 문서작업은 물론이고 영상·음악 등 멀티미디어 파일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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