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이버 시민’으로 모십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가족들이 함께 과수원에서 배 수확체험을 하면서 공주의 넉넉한 정을 흠뻑 느꼈어요. 공주 사이버 시민이 되길 잘했다고 행각합니다.”

최근 충남 공주시내 한 배 재배 농가에서 배따기 체험을 한 주부 양현숙(35·아산시 신창면)씨가 사이버 공주시민 사이트(cyber.gongju.go.kr)에 밝힌 소감이다. 양씨는 “공주시가 사이버 시민에게 각종 지역 정보를 제공해줘 10월초에 열린 백제문화제도 관람하고 농촌체험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인구가 줄어 고심하고 있는 농촌지역 자치단체가 ‘사이버 시민’을 육성, 지역경제를 살리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이버 시민은 실제 지역에 거주하는 게 아니고 해당 지자체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0월 초에 공주시 웅진동 배연근씨의 배 과수원(배랑농원)에서 공주시 사이버 시민들이 배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공주시청 제공]


◆충남 공주시=공주시는 올해 6월부터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사이버 시민 모집에 나섰다. 1일까지 사이트에 등록한 사이버 시민은 12만2000여명으로 실제 인구 12만8000여명과 비슷하다. 이성열 홍보계장은 “출향인사와 학교동문회·향우회 등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고 있으며 연고가 없는 타 지역 거주민 가입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시는 사이버 시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 무령왕릉·공산성과 석장리 박물관 등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사이버 시민 시스템에 가입한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요금을 10∼20%할인해준다. 지역 농특산물도 싸게 살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백제문화제 등 각종 축제나 행사 관련 정보를 사이버 시민들에게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사이버 시민들이 지역을 찾아 농특산물을 구입하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백제문화제도 사이버 시민들의 성원에 힙입어 성공리에 치를 수 있었다”며 “2010년까지 사이버 시민을 광역시 수준인 100만명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군=지난 2월부터 출향인과 도시민을 사이버 괴산 군민으로 유치하는 ‘사이버 고향만들기’사업을 펼치고 있다. 군은 이를 위해 고향 포털 시스템인 ‘그리운 고향 괴산 가자(go2home.kr)’를 열었다. 이 시스템은 출향인사 소식을 담은 초등학교 동문사이트와 향우회 커뮤니티, 괴산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있다. 사이버 고향사이트에 가입하면 지역 농특산물 구입시 5%정도 할인해준다. 또 다음달부터 음식점과 숙박업소 요금도 깍아 줄 계획이다. 1일 현재 가입자 수는 2만9100여명. 군은 사이버 군민을 2010년까지 30만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괴산군 인구는 10월 현재 3만7000여명이다.

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