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공급원 阿.南美로 확대 日.홍콩 범죄단 개입도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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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검찰이 2일 발표한.6개국 거점 국제 마약조직'사건은 우리나라가 세계 마약의 주요 소비국으로 떠올라 홍콩 삼합회(三合會).일본 야쿠자등 국제 범죄조직이 개입하고 있음이 최초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아울러 세계 각국에서 우리 마약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밀매 수법도.스파이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조직화.지능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범죄조직이 국내 마약 밀매에 개입함으로써 대규모 마약이 값싸게 유통될 여지가 생긴데다 이러한 토양이 국내 폭력조직의 또 다른 자금원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마약밀매.매춘.도박.무기밀수등으로 연간 수입규모가 2천1백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진 홍콩 삼합회 산하의 마약밀매 전담기구인.14K단'조직원이 자신들의 세력권내에 있는 홍콩의 한국인업소를 통해 히로뽕 3백94g을 국내에 반입시키 려 했던 것만봐도 이러한 우려가 기우(杞憂)가 아님을 뒷받침해준다.
마약 밀수입국의 다변화도 이번 사건 수사를 통해 드러난 특징중 하나.즉.조선족을 이용한 중국 일변도 마약밀매'라는 종래의국내 마약 밀수입 구조에서 벗어나 홍콩.필리핀.미국.일본은 물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몰래 들여오는 것으 로 밝혀졌기 때문이다.이 가운데 홍콩및 나이지리아 거점과 미국산 코카인.남미산 헤로인 밀수조직은 이번에 처음으로 적발됐다.
밀매 수법의 지능화.다양화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게 수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범이 검거되지 않은 중국 다롄(大連)거점 밀수조직은 지난 6월 플라스틱 박스에 뱀을 집어넣고 그 위에 비닐봉투에 담긴 히로뽕을 살짝 올려놓는 방법으로 위장한뒤 페리호를 통해 인천항으로 밀반입,시중에 팔려다 적발됐다.
또 구속된 정봉한(鄭峰漢.36)씨등 일본산 히로뽕 밀수조직은위조여권으로 일본에 건너간 뒤 약국에서 구입한 영양제 캡슐속에히로뽕 가루를 넣어 약병 소포인 것처럼 위장해 국제특급우편을 통해 서울 종로3가에 있는 당구장으로 송달되게 하는 방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4천7백90(2백39억여원 상당)의 히로뽕을 반입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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