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길목이것이궁금하다>與圈 주자들 독자출마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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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 대선에 이르는 가도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뇌관들이 곳곳에 묻혀 있다.그중 하나가 여권의 분열 가능성이다.바로 여권내 대선주자들의 반발.탈당과 독자출마 여부다.특히 야당은 노골적으로 기대하고,어느 면 부추기는 인상마저 준다.
이 뇌관이 작동하면 여권이 사분오열(四分五裂)할 것이며 그에따라 야권의 정권장악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다.과연 그런 일이 야권의 희망대로 이뤄질까를 점검해본다.
[편집자註] 여당 예비주자들의 반발.탈당 가능성은 신한국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후원을 받지 못하거나 차기정권 창출에 기여할 틈새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주자들의 불만에서 생긴다. 당사자는 대선후 정치적 입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 경선의 공정성에 관한 시비를 벌이면서 일부 주자들이 당을뛰쳐나갈 전망도 야권에선 하고 있다.자신이 유력한 당선권에 있는데 다른 경쟁자가 金대통령의 후원을 받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편파시비를 야기하면서 탈당하는 경우라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 대상은 金대통령과의 관계나 대중적 지지도,본인의 기질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제한된다는 분석이다.우선 민주계 대선예비주자인 최형우(崔炯佑)고문.김덕룡(金德龍)정무1장관.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 이다.
崔고문은 끝까지 경선에 참여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그것과 실패할 경우의 반발은 별다른 문제라는 시각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차기당권등 민주계의 기득권 몫을 확실히 챙기기 위한 속셈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金장관과 李지사는 안될 경우 차차기를 내다보는 행보를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이홍구(李洪九)대표.이수성(李壽成)총리.이한동(李漢東)고문등은 金대통령과의 관계나 본인들의 기질상 그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李대표.李총리는“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이번엔 뜻이 없다”고 스스로 의사를 밝힌바 있다.물론 정치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지만 적어도 탈당 같은 것(李대표)이나 돌출행동을 할 것(李총리)으로 보지 않는 관측이 유 력하다.
92년 민자당경선에서 이종찬(李鍾贊)의원에 밀려 경선출마가 좌절됐던 이한동고문은 이번에는 끝까지 경선에 참여한다는 자세다. 낙선해도 여권내에서 활동반경을 넓히는 쪽을 택한다는 전략인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제기되는 JP와의 연대가능성에 대해서도 李고문은“JP를데려오면 데려왔지 왜 따라가느냐”며 일축한다.
그리고 다른 주자들도 탈당등 극단적 행동에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직.간접으로 확인됐다.
박찬종(朴燦鍾)고문은 이미“차기 대선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탈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는“경선은 순리와 대세에 따라야 하며 국민의 뜻에 어긋나지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다.朴고문에게는 98년의 서울시장후보 카드도 있는 것으로 얘기되지만 朴고문은“시장엔 전혀 관심없다”고 펄쩍 뛴다.
민정계인 김윤환(金潤煥)고문은 이미 본인이 .영남권 배제론'을 통해 밝혔듯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다.
金고문은 그러나“당의 대선승리 가능성과 당내 민주화에 반(反)하는 선택이 있어선 곤란하다”는 입장이다.자신의.킹 메이커'입지를 한층 고려하는 자세다.
그의 핵심측근은“金고문이 욕심을 버리면 여야를 넘나드는 어떤가능성도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이회창(李會昌)고문과 긴밀한 관계여서 정가에선 金.李고문의 연대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회창고문은 탈락후 탈당가능성에 대한 질문에“가정에 대한 답은 하지 않는다”며 “명목만 경선이고 내부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선은 옳지 않다”고 공정성에 고리를 걸고 있다.
李고문측으로선 민주계 또는 당내파의 파당적(派黨的)결속으로 공정한 경선이 침해되는 상황을 실질경선이 아닌 것으로 여길수도있다. 최악의 경우 李고문이 탈락한다면 그의 선택은 정계은퇴와독자출마의 두갈래로 관측된다.은퇴설은 李고문이 청와대와 껄끄러운 일로 총리직을 사임했음에도“여당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현정권의 위기를 좌시할수 없었다”며 입당한 전례를 바탕 으로 제기된다. 반면 그가 발을 빼기 어려운 단계가 됐다는 지적과 함께 제3세력으로 출마를 점치는 견해도 있다.하지만 李고문측은“거기까지 생각해본적 없다”(黃祐呂의원)며 함구한다.
이들 9명을 두루 접촉한 바 있는 관측통들은“그들중 누구도 경선 이전이라면 몰라도 경선과정에서 탈당같은 극단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더라”고 진단한다.그러면서“그들도 경선후 탈당해 정치적으로 성공한 예가 없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더라”고 덧붙였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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