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야구 발상지는 피츠필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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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의 탄생지로 알려져온 쿠퍼스타운의 '야구 소년상'.[중앙포토]

야구는 언제 어디서 태어났을까.

그동안 이 질문의 답은 '1839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이었다. 그러나 최근 발견된 고문서 한 장이 이 정설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신문 보스턴 글로브는 13일(한국시간) '야구의 에덴동산은 피츠필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구가 1791년 피츠필드에서 행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피츠필드는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휴양도시.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이곳 도서관에서 발견된 1791년 마을회관 결정문에 "회관의 창문 유리 보호를 위해 80야드 내에서는 야구 등 공으로 하는 모든 경기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 문서를 감정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측도 "틀림없는 진본으로 야구의 역사를 밝혀주는 대단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일부 스포츠사학자들이 제기해온 "1700년대 후반에 이미 야구가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사료(史料)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피츠필드시는 조만간 시내 공원에 이 문서를 전시하고 '야구의 고향'임을 공식 천명할 예정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곤란해진 쪽은 쿠퍼스타운. 쿠퍼스타운은 1907년 '야구 기원조사위원회'에 의해 야구 발상지로 지목돼 39년부터 야구 박물관.야구의 전당 등까지 세워 관광객을 끌어왔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번 문서로 인해 자칫 '원조'라는 이름을 잃을 처지가 됐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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