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지분출자 올 75% 급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올 들어 상장기업이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신규사업 진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는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상장법인이 다른 기업에 출자한 금액은 6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1% 감소했다고 밝혔다. 출자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45개로 지난해보다 18.2% 감소했고 출자건수도 13.9% 감소한 68건에 불과했다. 한편 같은 기간 상장법인의 출자지분 처분규모도 96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2% 감소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출자지분 처분을 통한 현금 회수가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자금여력과 재무상황은 양호한 편"이라며 "경제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수 회복이 늦어지면서 몸집 불리기를 위한 출자계획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업들의 진출이 줄어든 가운데 투자회사와 정보통신업에 대한 출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경련 양금승 기업정책팀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한 출자를 미뤄두고 현금만 쌓아두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