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장새풍속>11.잡지 세분화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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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 독자들은 매니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전문 지식까지갖춘 관심분야를 한 두개 정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90년대들어 우리 잡지계에 전문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런 독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역시 컴퓨터관련서 쪽..컴퓨터학원'.컴퓨터디자인'.데이터베이스백서'.네트 컴퓨팅'.랜타임스'.WWW인터넷'등 올 상반기 창간된 컴퓨터 잡지들만봐도인터넷.근거리통신망(LAN)등으로 범위를 더욱 좁혀가고 있음이확인된다.
지난 9,10월에는 자동차 전문잡지.콰트로'.모토 트렌드'가각각 창간돼 젊은이들의 인기를 끌면서 현재 3만부 정도 발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품격높은 잡지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특이한 현상의 하나.92년 9월 창간된 문화교양지.지오'가 대표적인 예.독일의.게오',미국의.내셔널 지오그래픽'등 미국과 유럽의 10여개사와 제휴,우리 독자들의 취향에 맞는 기사만 을 엄선해 게재하는 이 잡지는 자연및 세계 문화에 대한 관심과 맞아 떨어져 짧은 시일에 정기구독자를 3만명이나 확보했다..지오'12월호에 실린 기사들.유전자의 98.4%가 인간과 똑같은 침팬지,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이스탄불,세계적 희귀본이 숨겨져 있는 러시아국립도서관등 현재 독자들의 관심이 뻗치고 있는 분야가 적절히 배합돼 있다.
90년.아름다운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창간된 잡지.좋은 생각'도 기계문명에 대한 반성이 높아지면서 최근들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매일 문화나 역사에 대한 상식을한 쪽씩싣고 인생의 참 의미를 느끼게 만드는 짤 막한 글을 한쪽씩 덧붙여 감동에 메말라있는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독자들의 참여의 폭을 넓혔고 뒤표지를 제외하고는 광고가 전혀없다는 점도 이 잡지의 매력이다.대중문화지로 자리잡고 있는.이매진'은 호마다 한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파고드는 테마잡지를 표방한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10,11 월호에서 패션.한국영화를 각각 테마로 잡은데 이어 12월호에서는 애인을 테마로 잡고 있다.여성 잡지분야에서는 독자들의 연령층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 분야에서는 패션에 대한 관심이 여중생으로까지 낮아진 현재의 추세를 2년전에 이미 간파했던.쎄씨'가 단연 앞선다.패션과기초화장법등 20세 전후 미혼 여성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로 담는 이 잡지는.미혼지 시장의 한계는 12만부'라 는 통념을 깨고 창간 2년만에 13만부를 기록하고 있다.
뒤이어 창간된.에콜'.휘가로'.레츠'.위드'등의 부수를 합하면 미혼지 시장은 60만부로 확인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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