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참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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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건축 올림픽'으로 불릴만큼 세계 건축계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가 지난 17일 폐막됐다.한국은지난해 세계에서 25번째로 자국관을 갖게 됨으로써 건축 비엔날레 국가별 참가자격을 얻어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 했다.갤러리서미 큐레이터 김성희씨가 참관기를 보내왔다.
[편집자註]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해상도시 베네치아에서 9월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제6회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엔 .미래의 감지-지진기록계로서의 건축가'라는 주제를 다룬 주제관과 각 나라 전시관으로 나뉘어 건축가들의 다양한 스케치.모형들이 전시됐다.
이번에 채택된 주제는 21세기 문턱에 서있는 건축의 개념을 말하고 있다.예술과 건축이 서로 소통하는 경계,그리고 이 시대를 통해 분야간 원리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과정들을 담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한 정보홍수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무감각한 이시대에 지진기록계는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센서는 아주 미미한 변화의 존재를 알아내는 기구며 지진기록계는 지구의 진동과 흔들림을 재고 기록하는 기구다.
건축가가 지구의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며 건축디자인한다는 의미에서 .지진기록계'라는 주제는 단지 은유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테제를 한껏 살린 전시관은 그리스관.이탈리아관을 들수있다.그리스관을 들어서자 흙과 돌같은 재료의 활용,그리고 시원한 공간의 활용등 자연을 호흡하는 공간 창출이 돋보였다.또한 전시방법에 있어 독특하면서도 자연스런 조명과 배 치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유롭게 접근할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이탈리아관 역시 흙.벽돌의 이용과 특히 나무 보를 친 높은 천장,그리고 천장을 투과하는 빛의 도입등 뛰어난 디자인 센스를 느낄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명동성당 프로젝트를 전시하고 있는 한국관은충실한 모형과 드로잉 전시가 전통적 의미의 건축을 잘 보여주고있지만 좀 더 생동감 있는 전시방법의 연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떠오르는 목소리(Emerging Voice)'라는 젊은 건축가들의 전시였다.우선 전시방법에 있어 바닥에 도면을 투사시킨다든지,작은 다리를 통해물을 건너 모형이 설치된 방으로 들어간다든지 하 는 다양하고 새로운 전시효과를 통해 각 나라 젊은 건축가들의 신선한 감각들을 한껏 느낄수 있어 새로운 재미를 가미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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