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자민련 野단일후보 구상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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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야권후보 단일화 구상이 급속히 가시화되고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김대중(金大中)또는 김종필(金鍾泌)양당 총재중 한명의 단일후보 추대선언▶내각제 개헌 대국민 약속▶섀도 캐비닛(예비각료진)발표로 요약된다.
이같은 내용이 내년 여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동시에 발표되며이 자리에서 이를 문서화한 양측의 합의문이 공개된다.국민회의가최근 자민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공조 시나리오다.
자민련측도 겉으로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지만.내각제 개헌 사전공약'이란 호재를 놓칠세라 꽤나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있다.김용환(金龍煥)총장은 21일 두 金총재 회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야권 공조를 위한 중요한 이벤트가 있으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두 金의 회동은 물밑 협상을 공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게 연대론자들의 분석이다.
알려지고 있는 협상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익명을 요구한 국민회의 핵심 관계자는 21일“다음 선거에서 야당이 정권교체에성공한다면 정국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총리.여당 대표.국회의장등4인이 공동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개별 각료직에 대한 추천권도 명문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현실적으로 차기 정권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야권 일부 세력,대구.경북및 경기지역에 근거를 둔 유력정치인들도 지분을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느냐'다.
양측은 이를 위해 최소한 내년봄 이후까지는 기존의 독자적인 대선전략을 추진,여론조사등을 통해 두金중.더 강한 자'로 드러나는 후보를 내세운다는 선까지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당은 한동안 기존의 노선대로 대선전략을 수행,단일후보 자리를 위한 치열한 세력경쟁을 벌이되 중요한 대여(對與)공조 대목에서는 확실한 협력체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여름을 결정적 시기로 잡은 이유는 일단 신한국당의 주자가 가시화된 이후를 택함으로써▶그에 대한 대비전략을 세우기가 용이하고▶막판의 극적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으며▶여당측에 방해공작 시간을 주지않기 위함등이다.
국민회의 박지원(朴智元)기조실장은“선거기간중 한명이 포기를 하면서 단일화를 이룰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혀 경우에 따라 투표직전 이뤄질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국민회의는 양당간 공조분위기 지속을 위해 연말연시 당직개편에서도 자민련과의 핵심 협상라인인 한광옥(韓光玉)사무총장을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비서실장 인선도 자민련과의 연대 강화에 비중을 부여할 것이란 전언이다.
김대중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자민련과의 공조는 시간문제”라며“지난1일 자민련 김용환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DJ-金총장비밀회동에서도 내각제를 수용하겠다는 총재의 뜻이 충분히 전달된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우리측 韓총장의 JP방문이 답방형식으로 있게될 것”이라며“그 이후 두 金총재의 회동이 전격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자민련 金총장 발언에 대비해보면 남모르는 시간표가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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