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美 '영어' 사절-민족주의 득세하자 찬밥 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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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계의 언어'영어와 프랑스어가 남미대륙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하는 브라질의 경우 80년대까지 제1외국어는 단연 영어였다.그러나 90년대들어 이같은 양상에 변화가 생겼다.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영어대신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중.고등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또한 수백년전부터 .궁중의 언어'로 우대시돼오던 프랑스어는 올해부터 외교관을 양성하는 학교입시에서조차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남미가 영어를 사절하고 나서게 된 이유는 90년대들어 거세진지역민족주의 때문.남미 최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파라과이.
우루과이 4개국이 91년 결성한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는 공용어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어만 사용하도록 못박고 있 다.표면상 경제공동체지만 내심은 단일 언어의 동질성을 통한 문화통합에 있는것이다.남미국가들의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고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로 말하지만 이 두 언어는 방언에 가까우리만큼유사점이 많아 언어통합은 시간문제 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따라 아르헨티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은 직접 포르투갈어 강의를 실시하는등 현지인들에 대한 자신들의 모국어보급을 외교의 우선업무로 하고 있다.이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접경도시들에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반반 섞어 모국어로 구사하 는.포르투뇰'이 늘고 있다..포르투갈'과 .에스파뇰'의 앞음절과 끝음절을딴 .포르투뇰'은 21세기 이 지역의 새로운 공용어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최성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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