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책임 통감 … 무거운 짐 지고 앞장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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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 분명히 말씀 드리겠다. 할 수 있다.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게 가장 무서운 적이다.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역사적 책임을 통감한다.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다.”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위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음은 분야별 연설 요지.

▶위기 양상과 극복 가능성=“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이다. 해법은 10년 전과는 달라야 한다.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 위기를 올바로 극복하면 한국 경제는 크게 살아날 것이다.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원화 유동성도 금융통화 당국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기조=“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다.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하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세출을 늘려주시길 요청한다. 불을 끌 때도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하다.”

▶글로벌 공조=“11월 15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금융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개편을 포함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국제 공조가 이뤄지도록 앞장설 것이다. 합의가 이뤄져 실천에 옮겨지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세계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규제 개혁=“국민 정서를 빌미로 성역으로 남아 있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 관행에 안주해서도 안 된다. 금융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그 대신 신용평가 기능과 자산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위험이 두려워 규제를 풀지 말라는 것은 선수 다칠까 봐 경기에 내보내지 말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행정구역 개편=“지금 지방행정 체제는 구한말 농경문화시대에 골격이 짜였다. 다시 짤 때가 됐다. 그동안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정파 이익을 초월해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밑그림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

▶대국회 호소=“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정기국회 남은 회기를 ‘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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