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우울.스트레스 향기로 치료-'香요법'활용 한의원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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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의원에서 향기를 처방한다」.
한방의 전통적인 치료법은 크게 탕.환.산제 복용과 침.뜸을 통한 경혈자극으로 나눌 수 있다.여기에 냄새를 치료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한의원이 있어 관심을 끈다.
향기치료의 주역은 한의사들로 구성된 1백여명의 자연치료학회 회원들. 최근 향기요법에 관한 두차례의 세미나를 열고 문헌정리.치료법 정립등 한의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자연치료학회 손숙영(孫淑英.장생한의원)회장은 『향 요법은 중국 한의학서인 산해경(山海經).내경(內經)등 많은 문헌에서 기술될 정도로 보편화된 한방치료지만 현대에 와 오히려 사장됐다』며 『치료적 방향성분을 지니고 있는 한방약재를 중 심으로 향기요법을 부활시키고있다』고 말했다.
한의사들의 향기요법은▶말린 약초를 주머니나 복대에 차고 다니거나▶약초를 끓여 병에 넣어 냄새를 맡는 방법▶비누나 목욕물에약초를 섞어 피부를 통해 흡수케하는등 다양한 치료법이 이용됐다. 이에 반해 서양에서 발전된 방향요법은 약초에서 정유를 뽑아이용했다.따라서 정유를 방향기에 넣어 냄새를 맡거나 증기흡입.
마사지.목욕할 때 함께 활용하고 있다.
향기요법의 치료효과에 대한 의학적 규명도 서양의학이 훨씬 앞서있다. 치료원리는 향의 입자가 코 점막을 통해 후각신경을 자극하고,다시 뇌의 변연계(감정과 행동.식욕.기억력을 촉발하는 뇌의 한부분)에 향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
후각신경은 이 변연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냄새를 맡고도 식욕이나 편안함을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표> 또 향입자는 매우 작아 모공.땀샘을 통해 피부에 흡수,모세혈관을 타고 전신을 순환하며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 향 요법을 시작한 계수명(桂秀名.김규필한의원)씨는 『현재 사용되는 향은 70여종으로 사용목적에 따라 2~3종 혼합하기도 한다』며 『향치료는 불안이나 우울,그리고 스트레스 해소등 정신적인 안정감을 찾거나 여성들의 호르몬 부조화 로 생기는생리불순.갱년기장애등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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