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리포트>6大재벌 權力핵심 잠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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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경유착은 민주주의가 덜 발달된 나라의 특징이다.민주주의 경험이 5년밖에 되지 않는 러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정경유착은 최근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행정실장을 통해 더욱심화됐고,요즘에는 아예 6대재벌이라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인터로스」 「로고바즈」 「메나트르」「모스트」 「알파」 「스톨리치니」그룹이 그들이다.
모두 사유화 과정에서 설립돼 은행을 끼고 사업을 급속히 팽창시켰다는 특징을 보인다.
러시아 최대은행중 하나인 유넥심방크를 축으로 성장한 금융공업그룹 인터로스가 대표적인 사례.유넥심방크는 지난93년 설립돼 2년만에 러시아 10대은행으로 성장했다.현재는 노릴스키 니켈이나 시단코오일등 러시아 10대기업으로 꼽히는 대기 업 두개를 포함,2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로고바즈는 94년 러시아 최대 자동차딜러로 시작됐다.
오브에디네니에은행을 삼킨데 이어 석유회사 시네프의 주식을 51% 인수했고,지난 6월 대통령선거에서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을지지하는 13인 최고사업가그룹의 하나가 됐다.
89년 출범한 모스트그룹은 현재 50개 기업을 거느린 대그룹으로 성장했다.특히 이 그룹 계열은행인 모스트방크는 현재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신용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지금 러시아에서 정경유착이 심각한 사회상으로 지적받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들 재벌이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바이스와 친한 것으로 소문난 베레조프스키는 최근 논란속에 국가안보위 부서기에 임명됨으로써 권력 핵심부에 접근했다.구신스키도 추바이스와 너나들이하는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인터로스를 러시아판 재벌로 키운 블라디미르 포타닌(35)전회 장은 지난 여름 내각개편때 경제담당 제1부총리로 취임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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