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30.액션영화-갱스터영화 30년대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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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액션물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동적인 연기가 주조를 이루는 영화다.서부극.갱스터(범죄물).뮤지컬.모험물.무협물,그리고 최근의 SF영화까지를 모두 이 장르에 포함시킬 수 있다.그러나 엄밀하게 분류할 때 「액션」은 명백히 반사회적인 「 폭력」을 의미하는 것이지,「행동」이라는 넓은 개념까지 포함하는게 아니다.
서부극.무협물.갱스터등이 액션물의 대표격이지만,미국.중국영화인서부극.무협물을 제외하면 보편적인 액션물은 바로 비극적 범죄영화(갱스터)다.
범죄영화는 기술의 발달이란 영화내적인 이유와 기존의 가치관이전복되는 사회적 혼란이라는 영화외적 이유가 동시에 충족될 때 출현한다.영화에 사운드가 도입되고 경제공황으로 도시에서의 생활이 극도로 위협받을 때인 30년대초 범죄영화는 토키(유성)영화를 발명한 워너브러더스사에 의해 본격 제작된다.
자동차가 『끼익』하며 커브를 트는 소리,귀청을 때리는 기관단총 소리등 사운드의 도입으로 액션영화의 폭력적 현실감은 관객의눈길을 붙들어둘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었다.『인민의 적』『스카페이스』『리틀 시저』등 30년대초 발표된 워너브러 더스사의 「3대 갱스터영화」는 범죄영화의 전형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제임스 캐그니.폴 무니등 갱스터 스타까지 발굴했다.이들 스타는 시대에 순응하길 거부하는 「반사회적.영웅적」 태도를 지닌 남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같은 액션물인 서부극과 범죄물이 구별되는 점은 서부극의 내용은 제도에 순응하는 것인 반면 범죄물은 제도에 도전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그러나 그런 내용을 전달하는주인공은 제도에서 고립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남자라는 공통점을갖고 있다.미국의 전 형적 영웅 캐릭터인 셈인데 결말에서 대개의 경우 제도를 전달하는 서부사나이는 황야로 떠나고 제도에 도전하는 갱스터는 죽음을 맞는 점에서도 두 장르는 구별된다.물론지금은 이런 장르의 법칙을 그대로 따르는 영화는 드물다.감독들은 혼합 과 차용.변주등을 뒤섞는다.이를테면 서부극에 갱스터의요소를 도입해 잊혀져가던 서부극을 60년대에 다시 주목받게 한대표적 감독이 『석양의 무법자』등을 만든 세르지오 레오네,『와일드 번치』의 샘 페킨파다.두 감독의 서부극은 장소만 황야로 바꾼 갱스터영화였다.
이와 반대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더티 하리』시리즈는 장소만 도시로 바꾼 서부영화였다.서부극중 특히 『하이 눈』의 골격을 그대로 따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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