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환율어떻게되나>上.일본 경제난 해소에 엔高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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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 엔화가 요동치고 있다.바닥을 모르게 떨어지던 엔화가치가하룻새 2%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면서 다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화환율의 향방과 그 배경을2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註] [도쿄=이철호 특파원]「개(실물경제)가 꼬리(환율)를 흔드는게 아니고 꼬리가 개를 흔드는 상황이 다시 도래하는가」. 일본대장성 사가키바라 에이스케 국제금융국장의 「엔고 조정국면의 종언」 발언 이후 환율시장 움직임이 불안하다.
11일 도쿄(東京)시장에서 엔화는 다시 전주말 대비 달러당 50전 올라 1백11엔50전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이 사가키바라의 발언을 예상치 못했던 만큼 충격은 더크다.『게걸음을 하는 경기와 내년 4월의 소비세율 인상(3%→5%)을 감안하면 일본은 계속 엔약세를 희망할 것으로 생각했다(후지은행 국제자금부)』.외환전문가들은 미.일간 금리차가 여전하고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물건너가면서 연말 예상환율을 달러당 1백15~1백20엔까지 올려잡고 있었다.달러강세론자인 루빈 미재무장관의 유임설도 엔화약세 전망을 뒷받침했다.그러나 일본 정부의 엔고 의지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은 돌출발언이 튀어나오면 부인하기에 바쁘던 경제기획청이 『현재 엔화는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맞장구치고 나오면서부터.적어도경제부처끼리는 사전에 엔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다이이치(第一)생명보험은 『최근 일본 정부의 방향선회는엔화약세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예방주사」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보고있다.최근 일본내 외국계 은행의 예금이 급증하고,내외금리차를 노린 외채투자가 극성을 부리면서 9월 일본의 증권투자수지는 2조6천억엔의 기록적인 적자를 나타냈다.결국 엔화자금의 해외유출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것이다. 3년간 유지해온 「0% 물가」도 불안하다.『엔화약세에다 원유가 상승,소비세율 인상까지 겹친다면 물가안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유모토 겐지(湯元健治)일본총합연구소 조사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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