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진채 외길 걸은 화단의 隱者-한국화가 유양옥 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유양옥(柳良玉.52).미술을 좋아한다는 일반 애호가들에게도 그는 무명의 작가다.그도 그럴것이 그 흔한 개인전 한번 열어본적이 없고 단체전의 이름으로 작품을 내보인 적도 별로 없다.
하지만 미술계,특히 한국화 분야에 있어 그의 존재는 특별하다.쉽게 작업하고 쉽게 발표하는 젊은 작가들과는 달리 柳씨는 고통스럽게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여초 김응현과 일랑 이종상에게 서예와 수묵화의 기초를 닦고 만봉 스님에게 탱화를 배우는등 탄탄한 실력을 키워온 것이다.
비(非)미술전공자로서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뒤늦게 미술공부를 시작한 그가 생애 처음으로 17일까지 서울관훈동 가람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청와대 본관에 그렸던 길이 21의 대형 벽화를 비롯,그동안 민화를 재현하는 작업에 열중했던 柳씨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작품은 수묵진채화(水墨眞彩畵).
柳씨는 지난 94년부터 우리 화단에 사라져버린 진채화에 대한향수에서 끊임없이 이 기법을 실험하고 연구한 끝에 이번에 『고래잡이』『닭』등 암각화와 민화에서 소재를 따온 수묵진채화 작품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흔히 한국화라 하면 채색화와는 반대되는 검정색 먹으로 그린 수묵화만을 떠올린다.이번 전시에 소개된 수묵진채화는 과거 탱화나 민화에서 사용되던 진채와 수묵화를 결합한 방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