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96프로축구정규리그>下.운영의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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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전임심판제가 도입된 올시즌은 당초 프로축구운영의 신기원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그러나 시즌내내 심판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는등 올시즌도 운영과 행정 모두 「동네축구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10월2일 삼성-포항전의 몰수게임선언.삼성이 규정을 어기고 4명의 용병을 출장시키는 바람에 빚어진 게임중단,몰수선언의 파행은 당시 감독관.심판의 문제를 넘어 축구운영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냈다.
국내 프로축구에 이미 40여명의 외국인선수가 활동하고 있고 이들의 계약금.연봉등 관련비용이 1백억원을 넘어서는 마당에 프로축구 운영규정 79개 조항중 외국인선수 관련조항은 「5명 보유.5명 엔트리포함.3명 출장」단 하나 뿐이다.이 를 위반했을때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규정이 마련돼있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니 해당팀이 심판진의 조치에 승복할리 없는 것이다.
더욱이 몰수게임선언 이후 처리과정 또한 한국축구행정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합리적 결정이나 사후 재발방지를 위한대책은커녕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만 부각되면서 이 사건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지난 8월24일 전남-대우전,10월23일 삼성-일화전등 심판판정을 둘러싼 문제들이 대부분 적당히 결론없이 넘어갔다.이는 규정과 원칙에 의한 합리적 행정보다는 뿌리깊은 인맥행정이 모든것을 좌우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높다.
프로연맹을 꾸려나가는 9개구단이 구성한 최고결정기구인 프로연맹 이사회는 인맥중심의 축구행정에 새바람을 몰고올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이들 역시 구태의연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대화보다는 「보이콧」「팀해체」운운하며 협박조로 자구단의 이해 만을 챙기고있다. 또 대부분의 구단이 흥행보다는 성적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도 프로축구가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이와 관련,외국 프로스포츠에서 성행하는 커미셔너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프로연맹을 대한축구협회와 분리,흥행.운영. 규정개정등에 대한 전권을 보장하는 커미셔너제도가 수립되는 것만이 현난맥상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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