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홍보는 리스크 관리 … 44년 노하우 한국에 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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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대응 성패의 절반을 좌우합니다. 평소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경영진과 홍보 라인이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

일본 최대 독립 홍보 대행사인 교도(共同)피알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본사 사장을 만나봤다. 이 회사는 지난달 서울 압구정동에 자본금 6억원의 교도피알코리아를 설립했다.

오하시 사카에(大橋榮·72·사진) 교도피알 사장은 22일 일본 도쿄 긴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동아시아의 중요 거점”이라며 “44년간 축적한 위기관리 노하우를 한국 기업들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지사의 주 고객을 외국계 기업과 일본·유럽·중국 등지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중견 기업으로 잡았다. 앞으로 한국 홍보 대행사와 제휴하거나 회사를 합병해 사업을 키울 방침이다.

교도피알은 다양한 위기관리 경험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고객 업체의 리스크 발생 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문제가 생기면 예상 시나리오를 곧바로 제시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컨설팅해준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최고 경영진이 당황해 외부 접촉을 피하거나 거짓으로 둘러대는 경우가 흔하죠. 이런 행태는 브랜드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회사를 재기 불능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어요.”

문제가 있다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 그는 2006년 판매 제품에 이상이 생겨 반품이 들어오는 등 신뢰 위기를 맞은 일본 TV 홈쇼핑 업체의 예를 들었다. 곧바로 대표가 나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뒤 과감하게 자발적 리콜을 해 위기를 넘겼다는 것. 전화위복이라고 사건 전보다 회사 신뢰도를 더 높였다는 평을 들었다.

오하시 사장은 “본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과 한국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의 미디어 홍보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진출 20주년을 맞은 진로재팬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LG전자의 일본 본사도 현지 정보기술(IT) 업체와의 특허분쟁에서 이 회사 도움을 받았다.

1964년 설립된 교도피알은 지난해 매출 40억 엔(약 490억원)으로 300여 회사의 홍보 대행을 한다. 2005년에는 이 나라의 관련 업계 처음으로 자스닥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세계 68개국을 커버하는 40개 홍보 대행사와 제휴 관계다.

도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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