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도 돈으로 산다" 에베레스트.북극 탐험여행예약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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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에베레스트도,북극도 돈만 주면 살 수 있다.』 전문가.모험가들만의 영역으로 여겼던 지구촌 오지가 「보통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있다.최근 세계적으로 성업중인 상업 원정업체의 패키지상품을 이용해 비싸긴 하지만 일정 경비를 지불하고 「모험여행」을 떠나는 것.
지난 4월22일 지구의 지붕인 북극점에서는 이색 축구대회가 벌어졌다.러시아인 20명이 러시아 최북단 골로미안니 베이스캠프에서 경비행기로 12시간을 날아간 끝에 영하 27도의 강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극점에서 1시간여동안 뛰고 달린 것이다.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기자들로 구성된 이들이 북극축구를 위해 지불한 경비는 1인당 5천달러(약 4백10만원).1시간의 특별한 기쁨을 위해 이들은 거액을 투자한 것이다. 역시 지구촌 고지중 한 곳인 남미 아콩카과산(해발 6천9백59)엔 올해 유럽에서만 2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비교적 등반이 손쉬운 북쪽능선을 택한 이들 역시 1만달러의 모험경비를 아끼지 않았다.
북극여행을 위해선 국제북극원정공사(캐나다)가,지구촌 고산의 상업등반을 위해선 소벡(미국)과 히말라얀 킹덤사(영국)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북극행 관문인 캐나다 레졸루트에 몰려드는 북극원정 인파는 매년 시즌(4~9월)동안 4백명 이상에 달한다.이중 10%만이 고난을 자청하는 모험가들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맛보기 모험」을구입하는 사람들.
일본 여배우 이즈미 마사코(49)는 지난 89년 스노모빌로 북극점에 도달한 이래 레졸루트의 국제북극원정공사와 손잡고 아예매년 시즌 극지가이드로 변신했다.일본에서 출발할 경우 이즈미의극지관광(3주일정)요금은 1인당 2만달러.그러 나 1년전에 예약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레졸루트엔 유럽의 북극관광인파도 몰리는데 이들은 「극점에서 1시간 골프연습」「북극해 스쿠버다이빙」「극점 샴페인축제」등 이색프로그램을 즐긴다.
이처럼 요란한 북극관광과 달리 상업등반은 훨씬 진지하다.대부분 20~30대를 대상으로 본인 희망에 따라 에베레스트(8천8백48)와 초오유(8천2백1)등 고봉의 최정상까지도 안내한다.
히말라얀 킹덤사의 경우 에베레스트 상업등정(1인당 2만~3만달러)의 성공률은 약 20%에 불과하다.해발 3천이상에서 겪어야하는 고산병과 곳곳에 널린 크레바스등에 대비해 일반인 상업등반은 안전이 최우선이며 등정은 다음 목표로 치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북극 상업원정은 없으나 지난 92년부터 국제캠프사가 매년 한 두차례 중앙아시아의 칸텡그리(7천9)와 코카서스(5천6백42),알래스카 매킨리(6천1백79)등지로 상업등반(요금 1백70만~6백만원)을 떠나고 있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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