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 부동산 대책] 부동산 시장 반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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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대출 규제 때문에 집을 넓혀 이사 갈 엄두를 못 냈던 실수요자들이 조금씩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분양컨설팅업체 도우아이앤디의 손상준 사장은 “전매 제한 등의 규제도 함께 완화되기 때문에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올라가고 쌓였던 미분양 물량도 서서히 팔려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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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은 ‘투기지역’ 완화에는 빠졌지만 처분조건부 대출 상환 기간 연장 등의 대책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개포동 세진공인 이기자 사장은 “대출 상환 기일에 쫓긴 급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며 “거래가 끊긴 상태에서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선 투기 우려도 나온다. 한성대 민태욱 교수는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풀리게 돼 실거주보다는 단기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분양시장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집값이 당장 꿈틀거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건국대 고성수 교수는 “국내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10%대를 넘어서면서 집을 사 두려는 심리가 확 줄었다”며 “당장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대책이 업계의 자금난 해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토지공사가 건설사 보유 토지를 사 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회사가 적지 않았다”며 “정부가 건설사 보유 토지를 사 준다는 것은 현금을 수혈해주는 것과 같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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