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드라이브>가평~청평길-북한강 스치는 늦가을 정취

한잎 두잎 떨어지는 낙엽이 대지(大地)의 무게를 더해주는 만추(晩秋)의 계절이다.산새가 청아한 소리를 내며 산너머로 날아가고 강물에 비치는 오후의 햇살은 아직도 따갑다.
평소 무심코 스치고 지나가는 물풀도 금대리(경기도가평군가평읍)에서는 만추의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소품이 된다.
금대리는 강원도 화천에서 흘러내려와 남이섬을 거쳐 청평댐으로이어지는 북한강 가에 있는 마을이다.마을앞 물가에는 북한강에서도 낚시를 즐기기에 좋은 포인트가 형성돼 있다.만(灣)처럼 깊숙이 들어온 물가에는 물풀이 우거지고 수심도 깊 지않아 평일에도 10여명의 강태공들이 가을을 낚는다.
북한강은 여름이면 수상레포츠 메카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그러나 지방도로 363번을 이용,북한강을 따라 청평댐까지 달리는도로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주말이면 자동차 홍수로 몸살을 앓는 경춘가도와 달리 호젓하게 드 라이브를 즐길수 있다.
가평~청평코스는 5㎞정도 포장길을 제외하고 서울 근교에서는 보기드문 오프로드(비포장도로)다.중간 중간 길이 울퉁불퉁하지만승용차로 달리기에 어려움이 없다.길 왼편으로 북한강이 동행한다.산모퉁이를 돌면 누렇게 물든 은행.굴참.떡갈나 무가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경춘가도를 따라 가평을 거쳐 남이섬 입구까지의 길은 잘 포장돼 있다.남이섬 입구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삼거리가 나온다.왼편 길을 따라 조금 달리면 비포장길이 시작된다.
비포장도로는 약 20여㎞지만 지루하지 않다.고개에 오르면 북한강에 둥실 떠있는 남이섬이 발아래 펼쳐진다.모터보트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강심을 수놓는다.천천히 달리다 보면 차 한대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도 나타난다.부는 바람에 흩 날리는 낙엽에서 진한 늦가을 정취를 흠뻑 느낀다.
비포장길이 끝나고 약 2㎞구간은 포장길이다.우측 포장도로는 한국전력 청평양수발전소(0356-80-1200)를 거쳐 경춘가도 상천휴게소와 만난다.지난 80년 4월 완공된 국내 최초의 양수발전소다.전력이 남아도는 심야에 북한강 물을 끌어올려 호명저수지(해발 5백38)에 저장했다가 낮에 40만㎾의 전력을 생산한다.3월15일~11월15일까지 단체견학만 가능하며 신청은 거주지 관할 한국전력 종합봉사실이나 홍보과에서 받고 있다.견학소요시간은 2시간.팀당 30명에서 1백명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왼편 비포장길을 따라 4㎞여를 달리면 한국스포랜드(02-325-4400)입구.수상레포츠와 33개의 객실.식당등을 갖추었다.입구에서 3㎞를 더 들어가야 한다.1박당 회원요금이 1만6천5백원,비회원은 6만원.
「샤갈의 마을」(0356-84-4390)은 스포랜드 입구를 지나치면 나타난다.「샤갈의 마을」에는 조그마한 카페가 하나 있다.오솔길을 따라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는 맛이 그만이다.땅거미 내려앉는 저녁나절 카페 창밖의 호수에는 가을 그림자가 손짓한다.그래서 주말이면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잦다.특히 9~11월 사이에는 조용히 피어나는 물안개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숙박시설은 3~4인용으로 12실이 있다.요금은 4만원.「샤갈의 마을」에서 8㎞를 더 가 면 비포장도로가 끝나고 여기에서 3㎞를 달리면 청평댐이다.
김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