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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맛은 높이고 비용은 낮추고 …‘짠돌이 창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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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서울 송파동에 있는 치킨전문점 ‘레츠꼬꼬’(www.letsgogo.co.kr). 이곳에서 하루에 팔리는 닭은 약 70마리다. 이 정도의 치킨을 튀기기 위해서는 한 달에 80만∼90만원어치의 식용유가 소요된다. 하지만 레츠꼬꼬는 20만~30만원 정도로 비용을 낮췄다. 산화를 방지하는 식용유 정제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불황으로 소점포들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비용절감형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원자재 가격 낮추기=베트남쌀국수전문점의 경우 특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핵심 재료를 수입에 의존한다. 자연히 원가가 높아지는 데다 외국 브랜드인 경우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내야 하므로 마진율은 더욱 낮아진다. 국내 브랜드인 ‘호아센’(www.hoasen.co.kr)은 수입 원재료를 현지 공장과 직거래해 재료 가격을 다른 브랜드의 50% 선으로 유지하고 있다. 로열티도 매출액의 2.2%로 외국 브랜드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강정이기가막혀’(www.gangjung.com)는 계육유통회사에서 프랜차이즈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가맹점의 물류 원가를 낮춘 경우다. 중간 유통단계 없이 제조에서 가맹점 배송까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다는 것이 가맹본사의 설명이다. 수제만두전문점 ‘명인만두’(www.mi-mandoo.co.kr) 역시 제조부터 물류 유통까지 가맹점에 원스톱 서비스하고 있다. 140여 가맹점에서 주문한 양만큼만 생산해서 일일 배송하기 때문에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손실이 없다고 한다. 또 제조되는 만두소의 포장색깔을 매일 바꿔줌으로써 가맹점에서 낭비 없이 효과적인 재고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인건비 줄이기=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부담이 되는 고정비용은 인건비다. 돼지갈비전문점 ‘살판’(www.salpanmeat.co.kr)은 인력절감형 음식점이다. 비결은 재벌구이. 일반 고기집처럼 생고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80% 정도 익힌 고기를 서비스한다. 테이블 위 불판에서 다시 한 번 익혀 먹도록 하고 있다. “불판 교체율을 낮춰 한 테이블당 7번 정도 직원이 밀착 서비스해야 했던 것을 3~4번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기 굽는 시간이 단축돼 고객의 대기시간이 짧아져 테이블 회전율도 높아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인건비가 많이 드는 주방장 없이도 운영이 가능한 외식 프랜차이즈도 생겼다. ‘남원골 미당추어탕’(www.midang.co.kr)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메뉴를 본사에서 원팩으로 제공한다. 대표 메뉴인 추어탕도 하루 300그릇가량을 두 명 정도가 준비할 수 있다. 반찬을 준비하는 사람도 필요치 않다. 추어탕에 곁들여 나가는 겉절이 양념도 가맹본사에서 제공하기 때문. 전정욱 사장은 “전문 주방장 인건비를 200만~250만원 정도로 치면 다른 식당에 비해 절반 정도의 비용만 든다”고 말했다. 주방인력이 필요 없는 곳도 있다. ‘카페루미’(www.caferumi.co.kr)는 아이스크림·차·음료를 무한 제공하는 셀프바를 설치해 두고 벨기에 와플을 제공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하이테크 기기 활용=매장 특성에 맞게 개발된 하이테크 기기는 훌륭한 일꾼이다. 참숯바비큐치킨전문점 ‘치킨조치’(www.chickenjochi.co.kr)는 첨단 참숯바비큐기기를 주방에 도입했다. 기존 참숯바비큐전문점의 경우 숯을 밖에서 따로 피워 주방으로 가져가 초벌구이한 치킨에 숯향을 다시 입혀야 했다. 하지만 치킨조치에서는 오븐처럼 생긴 참숯바비큐구이기에 한 마리분씩 꼬치에 끼워 넣으면 된다. 한 번에 6마리까지 가능한 데다 15분이면 완료된다. 셀프 뷰티숍 ‘벨스킨’(www.belleskincare.co.kr)은 자격증을 가진 전문인력이 필요한 피부관리를 셀프기기로 서비스함으로써 인건비를 낮췄다. 셀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일 100여 명의 고객도 종업원 2~3명이 소화해낸다. 중년여성을 타깃으로 한 피트니스클럽 ‘커브스’(www.curveskorea.co.kr)는 일반 피트니스클럽과 달리 전기로 운동기계를 작동시키지 않고 유압식 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절약된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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