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새 경유값 300원 내려 디젤차 시장 다시 시동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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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고유가에 찬밥 신세였던 경유차가 최근 들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신규 등록된 경유 승용차는 1만2043대로 전달보다 5% 늘어났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LPG차량 등록대수(1만315대)를 앞선 것이다.

치솟았던 경유값이 7월 셋째주 1944원을 정점으로 내려가 1620원 수준으로 안정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유값은 이제 15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동차업체들도 살아나는 경유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마케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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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가장 크게 반전된 업체는 쌍용자동차다. 6월 1902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던 쌍용차는 지난달에 3289대로 회복됐다. 전달보다 29% 늘어난 것.

쌍용차 관계자는 “기름값이 떨어진 데다 연비 체험행사, 홈쇼핑 판매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판매가 호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유 신차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포르테에 이어 쏘울 디젤모델을 19일 출시했다. 현대차도 왜건형인 ‘i30 CW’를 다음달 초 선보이면서 가솔린과 함께 디젤모델을 출시한다. GM대우도 ‘라세티 프리미어’의 2.0 디젤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동안 뜸했던 수입 경유차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21일 ‘세브링 디젤’을 선보인다. 경유차 특유의 높은 연비(L당 15.2㎞)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모델이다. 이 회사 송재성 이사는 “경기 침체로 연비 좋은 디젤차가 다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판매가 크게 줄었던 푸조도 경유차로 반격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수입 경유차 판매 1위 모델인 ‘307SW HDi’의 후속 모델인 ‘308SW HDi’를 22일 출시한다. 푸조를 공식 수입하는 한불모터스의 김주영 팀장은 “국내 소비자들은 유가에 민감한 편이다. 경유값이 내렸고 디자인이 바뀐 신차이기 때문에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MW도 다음달 3시리즈 디젤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반면 고유가 덕을 톡톡히 봤던 LPG차는 판매가 줄고 있다. 지난달에 기아차 카렌스는 전달보다 34%, 카니발은 16% 판매가 줄었다. 한때 휘발유·경유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던 LPG 값이 유가 하락에 따라 60~70%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고차쇼핑몰 SK엔카 관계자는 “경유 중고차는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이 한 달 사이에 최고 100만원까지 오른 반면 한때 품귀 현상을 빚었던 LPG차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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