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호.우슬란 남극서 인간한계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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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11월초 남극에 유명 탐험가들이 대거 몰려든다.
한국의 허영호(42)와 보르게이 우슬란(노르웨이)등 지구촌의내로라하는 탐험가들이 96~97년 시즌동안 남극 횡단에 나설 예정이다.남극횡단은 살을 에는 영하 30~50도(체감온도)의 혹한속에서 5개월동안에 걸쳐 2천7백㎞를 건너야 하는 대장정.
11월부터 내년 3월께까지 남극대륙에 갇혀야 하는 이 미증유의고난을 자청한 원정가 집단은 허영호와 우슬란팀 외에도 래널프 피에니스(영국).마레크 카민스키(폴란드)등 7개팀 30명에 달한다.많은 모험가들이 세계의 오지에 서 탐험을 벌이지만 이처럼한꺼번에 같은 장소에서 경쟁적으로 혹한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들중 최대 라이벌은 역시 우슬란과 허영호다.
허영호는 이미 북극점(90년)과 남극점 도보정복(94년),북극해 도보횡단(95년)등을 성공시킨 슈퍼 알피니스트.우슬란 역시 북극점 도보정복(93년)등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특히 우슬란은 지난해 단독으로 남극 횡단에 도전했다 심한동상으로 실패한 적이 있어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한국의 96남극도보원정대(대장 허영호,대원 박쾌돈.이근배.김승환.이상호)는 23일 김포공항을 떠났다.계획대로라면 이들은 칠레 푼타레나스를 거쳐 11월초 남극 웨들해 버크너섬에 본격적인 원정 첫발을 디디며 내년 3월15일 반대편의 맥머드기지로 나올 예정이다.
이들중 누가 성공할 것인가.또는 누가 먼저 빨리 원정을 끝낼것인가. 지구촌 극지 탐험중 마지막 미답의 기록인 남극 도보횡단을 두고 허영호-우슬란간 경쟁이 금세기초 아문젠-피어리의 남극점 정복 경쟁을 연상케 하고 있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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