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1위 놓고 자존심 싸움 3社 일제히 광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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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가을이 깊어가는데도 맥주 3사의 광고판촉전은 뜨겁기만 하다.
『이제 맥주업계의 정상은 하이트』라고 치고 나오는 조선맥주의공세와 『무슨 소리냐,맥주업계의 정상은 여전히 우리』라는 OB맥주의 반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이들 두 업체가 공방전을벌이는 한켠에서 『우리도 맥주시장의 3분의1은 나눠가져야 되겠다』며 대드는 진로쿠어스의 도전도 맥주비수기로 접어들 즈음의 광고판촉전을 더욱 달아오르게 한다.
「깨끗함이 살아있다.」 지난 상반기 3천4백70만상자(상자당5백㎖ 20병)를 팔아 시장점유율 43%로 OB맥주를 제치고 맥주업계 1위로 올라섰다고 주장하는 조선맥주가 최근 방송인 송지헌씨를 모델로 내세운 CF의 컨셉트다.조선맥주 측은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가치는 깨끗함이며,하이트맥주는 바로그 깨끗함이 살아있는 맥주』라며 『이 CF가 상대방을 KO시키는 마무리펀치가 될 것』을 장담한다.
이에대해 OB맥주는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한다.상반기 판매량이 3천5백80만상자로 여전히 1위라는 반박이다.하지만 OB측은 그러면서도 입맛이 씁쓸한 것이 3년전까지만 해도 맥주시장의 7할을 챙겼다가 지금은 5할도 못건지고 있는 까닭.게다가 이제는 조선맥주측에서 1등자리를 내달라고 할 정도가 됐으니 속앓이가 여간 아니다.
그래서 이달부터 TV를 통해서는 인기배우 모델인 박중훈에게 코믹하게 「랄랄라춤」을 추면서 『OB라거를 달라』는 CF를,신문등 인쇄매체를 통해서는 『입은 기다려라』『눈으로 마신다』는 카프리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라거.카 프리의 양동작전(陽動作戰)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다.
「남자맥주-카스」.OB.조선맥주가 서로 치고받는 와중에 진로쿠어스는 강인한 이미지의 국내 최정상급 남자배우 최민수를 내세워 「남자맥주」라는 브랜드이미지를 창출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석탄가루를 뒤집어쓰면서 기관차를 몰고가는 최 민수의 이미지로 지난 상반기중 18%였던 시장점유율을 연말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이렇게 되려면 OB맥주가 맥주시장 몫을 더내놓든가,아니면 조선맥주가 몫을 나눠주든가 해야 하는데 어느 한측이라도 『오냐,좋다』며 들어줄 일 이 아니다.
결국 OB.조선.진로가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을 통해 해결할수밖에 없어 예년과 달리 다가올 겨울은 맥주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3사의 스토브리그 광고판촉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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