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北 가장 한국망명 시도-20代 중국교포 홍콩서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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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제3국을 통한 북한주민들의 망명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를 가장해 한국으로 입국하려던 중국교포가 홍콩당국에적발됐다.홍콩당국 관계자는 18일 지난 6월말 중국 선전(深수)에서 홍콩으로 잠입해 자신이 탈북자라고 주장■ 며 한국망명을신청했던 김혁(金革.22)씨가 조사결과 중국교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조사결과 金씨는 신분위장을 위해 북한에서의 출생지.주소.학력.가족상황등을 치밀하게 준비했으며 한국정부의 탈북자 보상과 안정된 취업활동으로 큰 돈을 벌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중국교포가 탈북자를 위장해 입국을 시도한 것은 처음 있는일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 사는 金씨가 홍콩으로 건너온 것은 지난 6월25일께.金씨는 선전에서 인민폐 1천위안(약 10만원)을 내고 밀입국전문 배를 타고 홍콩으로 건너와 탈북자라며 한국망명을 요청했었다.
홍콩 상쉐이(上水)감호서에 머무르며 홍콩당국의 조사를 받아온金씨는 그동안 자신이 함북화성군 출생으로 회령의 곡산공장에서 일하다 94년 북한을 탈출했다고 말했다.또 당시 온가족이 탈출키로 했으나 아버지와 두 동생을 탈출약속장소에서 만나지 못해 어머니만 모시고 중국으로 나왔으며 이후 2년동안 베이징(北京)등 중국을 전전했다고 밝혔다.金씨는 홍콩법에 따라 조만간 중국으로 추방될 예정이며 이 경우 1~3개월간의 강제노동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많다고 홍콩관계자는 전 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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