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중국 섬유협상 재개 난항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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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과 중국의 섬유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개되고 있다.이번협상에서 양국은 중국의 대미(對美)섬유수출 쿼터와 섬유수출 증가율을 조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이 본안에 들어가기 전에 미국이 지난달 수출쿼터 위반혐의로 중국에 부과한 1천9백만달러 상당의 쿼터 감축조치를 철회하는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미국은 중국이 7개국을 경유해 중국산 의류를 부당하게 2백만벌 이상 우회 수 출했다면서 지난달 이같은 보복조치를 취한 바 있다.
예상되는 무역손실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베이징(北京) 당국은 미국이 중국을 밀무역꾼으로 간주한 데 대해 무척 분개하고있다.중국은 이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무역보복으로 맞서겠다고으름장을 놓고 있다.이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 (USTR)는 중국이 기존 협정상의 수입쿼터를 침해한 데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은 94년 체결돼 올해말로 만료되는 중국과의 섬유협정을새로 짜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미국은 우선 중국산 섬유류의불법 선적을 중지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미국 섬유업계 추산에 따르면 비정상적으로 미국에 흘러드 는 중국산 섬유류는 연간 20억달러에 달한다.게다가 미국 의류업체들은 중국시장이 너무 폐쇄적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베이징은 달러벌이의 주요 수단인 섬유에서 판로를 잃고싶지 않다.88~93년 직물.의류의 대미 수출은 연 평균 9%의높은 성장세를 보였다.하지만 빌 클린턴 정부의 요구에 따른 94년 쌍무 섬유협정으로 인해 중국의 대미 섬유수 출은 높은 벽에 부닥쳤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중국은 대미 최대 섬유수출국 지위를 조만간홍콩에 넘겨줘야 할 판이다.올들어 7월까지 중국의 대미 섬유수출은 41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이상 줄었다.홍콩의 대미 섬유수출도 올들어 줄긴 마찬가지였 지만 감소율은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멕시코의 대미 섬유수출은 3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1% 늘어 3위 섬유수출국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굳게다졌다.중국의 고민은 미국의 수입규제 압력만이 아니다.미국의 의류수입상들은 중국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멕시코 나 도미니카를선호하기 시작했다.아시아내에서도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어쨌거나 중국은 섬유협상 경신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수입쿼터축소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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