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명 요청한 反체제인사 왕시저 홍콩,처리에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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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홍콩 정청이 지난 12일 홍콩으로 탈출한뒤 미국망명을 신청중인 중국 반체제인사 왕시저(王希哲.46)의 신변처리와 관련,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콩의 인권.민주단체들은 王이 빠르면 1~2일내에 미국으로부터 정치적 망명을 허용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대해 홍콩 당국은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중국 대표부 역할을 하고 있는 신화(新華)통신 홍콩지사 관계자는 홍콩 당국에王을 의법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홍콩은 지난 89년 홍콩으로 탈출,미국 망명을 요구했던 중국국가대표 수영선수 양양을 중국에 송환할 것을 약속했다가 막판에번복,중국측으로부터 6백명의 불법 홍콩체류 중국인 송환을 거부당하는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중국은 내년 7월에 있을 주권 반환을 앞두고 이미 홍콩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홍콩 당국은 王의 신변처리에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王은 중국 공산당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겸 당총서기를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작성한 혐의로 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王은 중국 탈출에 앞서 대만 건국기념일인 지난 10일 작성한공개서한을 통해 『나는 감옥이 두렵지 않으나 말문을 닫고 싶지않다』고 탈출이유를 밝히고 같은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와 왕단(王丹)의 석방을 촉구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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