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지금이 채권 투자 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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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해외발 소식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채권도 별 수 없다. 주가만큼은 아니지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채권 금리도 요동쳤다. 그러나 박상도(사진)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장은 “지금이야말로 채권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물론 등락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채권에 투자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는 게 박 부장의 생각이다.

이달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년1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경기 전망이 나쁘기 때문에 한은은 추가로 금리를 내릴 공산이 크다. 박 부장은 “금융위기 와중에서 치솟았던 시중금리가 하향세로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는 곧 채권의 할인율을 의미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은 그만큼 싸진다. 채권 금리가 향후 낮아진다면 투자자는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을 사고 팔아 주식처럼 매매차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박 부장은 “지금의 채권금리는 경기 상황 등에 비춰 높다는 게 다수설”이라며 “싼 값에 채권을 사서 비싼 값에 팔 타이밍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나중에 금리가 올라 매매차익을 얻을 수 없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박 부장은 “매매차익이 아니더라도 은행 예금보다는 높은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게 채권 투자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투자기간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채권 투자가 가진 매력이다. 예컨대 10년 만기의 채권이라도 발행 후 9년이 흘렀다면 이 채권의 투자기간은 1년(잔존만기)이 된다. 잔존만기와 자신의 투자기간을 일치시키기만 하면 ‘맞춤형 정기예금’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8월부터 은행채를 비롯한 회사채의 금리가 오르면서 우량한 AA급 카드채나 캐피탈채도 1년 만기 채권금리가 7% 후반대에 있다. 은행채 금리도 7% 중반이다. 2년 이상 투자가 가능하다면 8%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도 많다. 박 부장은 “채권 투자를 통해 최소한 은행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에 투자하고 싶다면 직접 증권사 지점을 찾으면 된다. 조금 익숙해지면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매매할 수도 있다. 투자금액은 1000원 이상이면 가능하다. 박 부장은 “투자수익률은 회사채·은행채·통안채·국공채 순이지만 수익률이 높을수록 부도 등으로 인한 투자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미분양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은 대표적인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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