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임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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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가을의 고전 시리즈 첫 대결에서 삼성이 롯데에 3연승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야구의 도시 부산이 근거지인 롯데는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올 시즌 가을 잔치에 동참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롯데를 다시 일으켜 세운 로이스터 감독의 용병술과 열광적인 부산 팬들의 응원전은 시즌 내내 화제가 됐다.

부산 팬들은 누상에 롯데 주자가 있을 때 상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면 격렬하게 ‘마’를 외쳐 투수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 이때의 ‘마’는 ‘하지 마’의 뜻으로도, ‘인마’의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 ‘인마’는 친구나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다정하게 부를 때도 쓰이고, 위협적으로 사람의 주목을 끌 때도 쓰이는 단어다. 이것을 흔히 ‘임마’라고 적는데 ‘인마’가 바르다.

우리말에서는 단어의 끝 모음이 줄어들어 자음만 남을 경우 그 자음을 앞 음절에 받침으로 적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제저녁’의 어제가 ‘엊’으로 줄어 ‘엊저녁’이 되고, ‘온가지’의 ‘지’에서 모음이 줄어들어 ‘온갖’이 되는 것이 그 사례다. ‘인마’는 ‘이놈아’가 줄어든 말이다. ‘놈’에서 ㅗ가 떨어져 나가면서 ㄴ이 앞쪽에 받침으로 붙고 ㅁ은 뒤쪽 ㅏ의 첫소리로 붙은 것이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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