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러시아 6돌 쿠나제 러시아대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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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90년 한.러 수교이후 초기 단계에 양국은 서로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만큼 실망도 적지 않았습니다.그러나 지금양국은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게오르기 쿠나제(48)주한 러시아대사는 한.러 수교 6주년(9월30일)을 맞아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양국은 동북아의 운명이 두나라 관계에크게 달려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교이후 경협분야에서도 적지않은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한 그는 『현재 러시아에서 한국 상품은 품질을 인정받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이 차세대 전투기 후보기종으로 러시아의 「수호이 35」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큰 기대를 표명하고 『세계 최고의 성능과 싼 가격을 고려할 때 공정한 경쟁만 보장된다면 1백% 선정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92년초 경제개혁 직후 매달 두자리 숫자로 치솟던 물가가 지난 8월에는 처음으로 0.
2% 떨어졌다』면서 『이는 경제가 개혁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장기 안정 성장궤도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기업들이 앞으로 러시아에 투자할 경우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심장수술에대해선 『수술이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러시아의 민주주의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어(통치자 개인 건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각종 민주제도등을 통해 체제를 충분히지탱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 편견없이 기존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나간다는게 기본 정책방향』이라며 『러시아는 북한과 외부세계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맡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일방적 흡수통일이 아닌 대등한 통일 방식을 천명한데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며『러시아는 현재 북한에 대해 새로운 평화유지책이 나올때까지 기존의 정전협정을 존중토록 꾸준히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 했다.
다만 그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러시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이 공동 제안한 「한반도 4자회담」에서 러시아가 제외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그는 최근 북한의 대규모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서 도 언급하며『정전협정의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준 매우 불미스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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