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바다 내음’ 웰빙 조미료 원조 중국산도 제쳤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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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한국 상표를 달고 재탄생한 굴소스가 원조 중국 소스를 눌렀다.

굴소스는 중식당에서만 주로 사용되던 고급 소스로, 전 세계적으로 120년 전통의 중국 브랜드인 이금기 굴소스가 석권해 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까지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CJ제일제당이 선보인 남해굴소스(사진)가 2분기에 점유율 40%를 돌파하며 이금기(점유율 33.8%)를 따돌렸다. 대상 청정원이 선보인 굴소스도 선전해 이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의 2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남해굴소스는 남해산 굴농축액에 마늘·양파 등을 넣어 기존 굴소스의 비릿한 향과 느끼한 맛을 개선했다. 또 청양고추를 넣은 칼칼하고 매운맛이 나는 굴소스도 나왔다. 청양고추가 들어 있는 굴소스는 한국제품이 유일하며 국내 굴소스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반응이 좋다고 한다. CJ는 지난해 30억원 수준의 굴소스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60억원 정도를 벌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에는 굴소스 원조인 중국 시장에도 역진출할 계획이다. CJ와 대상이 굴소스 개발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웰빙 트렌드 때문. 주부들이 조미료의 사용 빈도를 줄이는 반면 이를 대체할 제품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 추세에 맞춰 합성보존료·착색료·MSG(글루타민산나트륨)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 회사는 굴소스 개발과 함께 이를 활용한 다양한 한식 요리법을 소개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볶음·조림·덮밥 요리에 잘 어울리고 육류를 재우는 데 사용하면 맛과 향이 풍부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영향으로 중국음식점과 일부 가정에서만 애용하던 굴소스의 시장이 100억원대로 커졌다. 특히 소비자 조사기관 AC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굴소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는 40~45세 주부다. 전명석 CJ 소스마케팅팀 부장은 “요리에 능숙한 주부층에서 새로운 조미료로 굴소스의 진가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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