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이종범.박재홍 비교분석-프로야구 최고타자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누가 최고인가.』 프로야구 최고타자를 꼽자면 의견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타자의 가장 기본적인 타이틀인 타격왕을 차지한 양준혁(삼성),중심타자의 척도인 타점과 홈런에서 나란히 1위에 오른 박재홍(현대),스피드를 주무기로 도루왕을 차지하며 공격 전 부문에서 5위안에 드는 활약을 펼친 이종범(해태).이셋의 우열은 솔로몬의 지혜로도 가리기 어렵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야구기자 토머스 보스웰은 타율.타점.홈런등 기록이 타자의 전반적인 기량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는 점에 감안,「토털 애버리지」라는 것을 고안해냈다.
우리말로 하면 「종합 공격력」정도가 되는 TA는 타자가 한타석에서 만들어내는 누(Base)의 수를 계산,그 타자의 공격력을 재는 계산법이다.타점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맹점을 빼고 TA는 타자의 타율과 장타력.도루.진루타.4사구까지 모든 부문을 포함한다.따라서 TA는 타자 개인의 종합적인 공격력을 평가하는가장 합리적인 계산법으로 불린다.
박재홍.양준혁.이종범이 올해 펼친 활약을 TA로 계산해보면 실낱같은 우열이 가려진다.최고는 양준혁.양은 TA의 가장 큰 요건이라 할 수 있는 누타수에서 가장 앞섰고 4사구에서 플러스를 얻어 1.248을 기록,도루부문에서 큰 점수를 얻은 이종범(1.212)을 제치고 최고 공격수자리에 올랐다.박재홍은 1.
005를 기록,양준혁.이종범과 약간의 격차를 보였다.
박재홍은 홈런.도루에서 큰 점수를 얻었지만 일단 안타수에서 뒤졌고,4사구에서 두선수에게 20점 정도 떨어져 열세를 만회할수 없었다.이런 기록은 박이 그만큼 타격에 적극적이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93년 입단동기인 양준혁과 이종범은 국내 프로야구를 이끌고 있는 타격의 양대산맥이다.입단 첫해 양준혁이 타율.최다안타에서1위에 오르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듬해 이종범이 0.393이라는 기록적인 타율을 기록하며 MVP를 차지,자존 심을 만회한 뜨거운 라이벌이다.나이는 상무에서 제대한뒤 프로에 들어온 양이한살 많다.
어쨌든 최근 4년 가운데 3년동안 타격왕을 주고받은(95년은김광림이 수위타자) 이들이 국내 프로야구의 최고타자라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