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체계적으로] 5. 철도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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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철도는 앞으로 5년 만 지나면 마비될 겁니다." 안병민 교통개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의 분석이다. 총 연장 5214km(98%가 단선)인 북한 철도는 화물수송의 90%를 차지한다.

그러나 어디 하나 성한 데가 없다. 1998년 중국과 북한이 공동으로 벌인 나진~남양 간 철도 조사사업 보고서는 "대부분의 레일이 상부와 옆면의 마모가 심하고, 이음 부분 고착품이 불량하다. 나무 침목이 많이 부식돼 있어 하중 부담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80%가 전철이어서 전력난으로 운행도 들쑥날쑥이다.

"지난해 가을 평양에서 나진까지 가는 평라선(총 연장 781.1km) 기차를 탔는데, 무려 70여시간이 걸렸어요." 조총련계 회사인 조일무역상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런 현상이 특이한 경우라고 쳐도, 북한 열차의 평균속도는 시속 20km 정도라는 게 통일부의 분석이다. 이는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들의 주행속도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북한 철도의 낙후는 졸속공사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전쟁 후 철도의 효율성에 너무 집착, 복구나 신설공사를 대충대충 했다는 것이다. 安팀장은 "한국에선 구간 30km 정도의 철도를 부설하려면 2년 이상 걸리나 북한은 이를 5~6개월 만에 끝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수십년이 지나면서 누적된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경제난 때문에 제대로 보수하지 못하고 있다.

◇특별취재팀=통일문화연구소 이동현 전문위원, 정창현 .고수석.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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