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체계적으로] 5. 北 에너지 실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금 전기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여 공장.기업소들에서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경제사업에서 선차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전력이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이틀 전인 1994년 7월 6일 경제부문 당국자들에게 한 지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시는 10년이 지난 현재 이행되지 못했다.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 북한의 전력량은 1990년 277억㎾h에서 2002년 190억㎾h로 오히려 30% 정도 감소했다. 가장 주요한 요인은 발전설비의 노후 때문이다. 이런 점은 북한도 인정하고 있다.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의 시설들은 20세기에 이런 설비를 갖고 전력을 생산했다는 것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박물관에 두어야 마땅하다. 60년대에 들여온 낡은 설비를 갖고 아직껏 전력을 생산하니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긴 것이다."

이 발전소의 노춘균 1부기사장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발행하는 잡지 '조국' 3월호(2004년)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90년대 중반 대홍수로 탄광이 대거 매몰되면서 석탄생산이 감소한 것도 발전량 감소의 한 원인이다. 특히 미국이 중유 공급(연 50만t)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해 경수로 건설사업 자체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북한의 전력난은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유 공급 중단으로 북한의 연간 발전량이 11.1~15.2%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취재팀=통일문화연구소 이동현 전문위원, 정창현 .고수석.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