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노조 추천 첫 사외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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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현대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소액주주들과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하승수 변호사를 감사위원을 겸한 사외이사 후보로 선출했다고 6일 밝혔다. 河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상장기업 가운데 소액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이사회가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현대증권 고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과 우리사주 지분이 증가함에 따라 주주 이익 증대 차원에서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했다"며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해 회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의 개인투자자 지분은 70%에 육박하고 있고, 노동조합과 우리사주 조합도 약 6%의 지분을 확보해 현대상선(12.79%)에 이어 2대 주주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 황인수 노조위원장은 "주주 제안을 통한 감사위원 선임은 소액주주 운동과 사외이사 제도를 올바르게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노조와 소액주주들은 河변호사 외에 김태완 세무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고 집중투표제를 제안했으나 회사가 河변호사를 선임하는 조건으로 나머지 안은 철회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후보로 선출된 河변호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재직하기도 했으며, 국세청 과세자료 관리위원.한국조세연구원 연구자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河변호사는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변할 수 있도록 지배주주와 현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며 "잘못된 경영활동을 감시하고 회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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