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간고등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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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간고등어 역사는 10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내륙에서 수산물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동해안 강구항에서 안동 챗거리 장터까지의 거리는 150리. 상인들은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등어에 소금을 치는 염장을 했다.

고등어는 소금에 절여져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숙성됐다. 이 때부터 간고등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후 간고등어는 안동 신시장 어물전에서 명맥이 이어졌다. 그러나 먼지가 많이 내려앉는 등 위생이 문제였다.

안동 간고등어는 간고등어를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포장했다. 염장은 두차례 과정을 거친다. 먼저 천일염을 푼 소금물에 고등어를 일정 시간 담가 뼛속까지 간이 배게 한다(습식염장). 간이 밴 고등어를 건져 마른 소금을 쳐 다시 영하 4~5도의 저온 숙성실에 24시간 넣는다(건식염장). 적당히 간이 배게 하고 알맞게 물을 빼는 과정이다. 간이 너무 배면 짜고, 적으면 싱겁다. 또 물을 적게 빼면 물렁해져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덜하다.

여기서 소금 치는 전문가 이동삼(64)씨의 솜씨가 발휘된다. 간고등어 맛은 고등어 크기에 따라 소금의 양을 조절할 줄 아는 간잡이에 의해 좌우된다. 李씨는 육감으로 정확하게 소금 양을 가늠한다. 그는 혼자 하루 평균 고등어 600손(1200마리)을 간고등어로 만든다.

안동 간고등어의 재료로는 제주 연근해에서 잡히는 고등어가 이용된다.

고등어를 사러 부산 공동어시장에 직접 간다는 李씨는 "수입 고등어는 쫀득한 맛이 못하다"며 "우리 것도 11~1월에 잡힌 것이라야 제격"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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