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치료제 豪와 공동개발 추진-학계,국내기술로 충분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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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부가 국책과제로 간염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나서기로 했으나이 과제가 외국과 공동으로 수행되는 것이어서 관련학계 일각에서외화 낭비등을 이유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는 최근 한일그룹의 한효과학기술원.녹십자 목암연구소.한미약품 중앙연구소등 국내 3개사 컨소시엄이 호주 멜버른생의학연구소장인 피터 콜먼박사와 공동 연구과제로 신청한 「간염바이러스 질환 치료제 개발」과 제를 승인했다. 이 과제는 올해부터 5년간 50억원이 투자되며,이중 절반을 STEPI가 지원한다.나머지 절반은 한효가 40%,녹십자와한미가 30%씩 분담키로 했다.콜먼박사는 자신의 연구 시설과 노하우를 제공하며,연구 결과에 대한 권리는 한국측과 콜먼박사가50대50을 갖는다.
이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을 맡고있는 한효의 성백린(成百麟)박사는 『STEPI와 최종 협약을 맺기 위한 막바지 의견 조정작업이 진행중』이라며 『이달안으로 정부 보조금이 지급돼 본격적인연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成박사는 『콜먼박사가 세계 최초로독감 바이러스 저해제를 개발하는데 사용했던 「합리적 의약 설계(RDD)」기법을 간염 바이러스 저해제 신약 개발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이달중 방한할 콜먼박사와 구체적인 연구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 관련학계 일각에선 이 과제 승인과 관련,『국내 기술로도 개발이 충분한데 쓸데없이 거액의 외화를 낭비한다』고 반발하고 있다.또 『설사 외국에 연구과제를 준다해도 유명한 간염 전문가가 많은데 비전문가인 콜먼박사를 공동 연 구자로 하는연구계획서를 승인해준 것은 이해가 안가는 처사』라며 과기연구투자 정책방향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成박사는 『간염바이러스 저해제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아직 성과가 없는 상황』이라며 『콜먼박사의 RDD는 세계적으로 가능성이 인정된 한 방법인만큼 간염치료제 신약 개발의 지름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成박사에 따르면 콜먼박사는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표지기사에만도 세번이나 소개된 인물로 현재 외국과의 공동연구과제로 B형 간염바이러스및 HIV바이러스 저해제 개발 연구를 수행중이라는 것.
논란과 관련,과기처 화공.생물조정관실 관계자는 『새로운 차원의 연구를 하기 위해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된 것』이라며 『과제 선정은 충분한 검토끝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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