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축전문가인 원동연(元東淵.50)조선 아태평화위원회 책임참사는 중앙일보가 주관한 베이징 통일학술회의에서 북.미관계및 군축.평화문제와 관련한 북측 입장을 비교적 상세히 밝혀 눈길을 모았다.元박사는 47년 함북청진 출생으로 김 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지냈다.지난 92년에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위원으로 남북기본합의서 작성에도 깊이 관여했던 인물이다.다음은 元박사와의 일문일답.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측 견해는.
『어떤 개혁.개방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사회주의 체제에 반하는 요소를 지닌 개혁.개방이라면 우리는 절대 하지않을 것이다.
기대하지 말라.』 -4자회담에 수정제의를 하는등 지연전술을 펴면서 고민하는 흔적이 보이는데.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기본원칙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잘 풀려나갈 것으로 낙관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이 수십년간 사용해오던 미제(美帝)라는 용어를 「외세(外勢)」로 바꾸었다.중대한 변화가 아닌가.
『우리도 변한다.』 -북한이 대미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데. 『외세와 대화하면서 자주를 지킨다는게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미국과 결산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국제법적으로 미국과 교전관계를 청산하지 못했으므로 해결해야 한다.일본과의 과거청산문제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관계개선하면서 남한을 배제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남쪽도 중국.러시아와 수교를 통해 일종의 결산을 했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배제됐다.현실적으로 미국으로부터 가장 큰 정치.군사적 위협을 받고있는 우리가 잠정협정등 현안을 위해 미국과접촉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군축.평화문제 전문가로서 최근 몇년간 북한핵을 둘러싼 미국등 국제사회의 의혹이나 논란에 대한북의 입장을 정리한다면.
『핵문제는 우리보다 미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왔다.솔직히 말해 우리는 핵협상을 조선반도 평화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생각했고 놓칠 수 없었다.』 -북.미 관계개선 문제와 관련해 남측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우리가 미국과 잠정협정 체결을 주장하는 것은 남쪽에도 도움이 된다.정치적으로 남측은 부담을 덜게되고 경제.군사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남조선을 따돌린다는 것은 공연한 노파심이다.』 베이징=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