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성결혼 上院 표결서 압도적 표로 금지法案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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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상원은 10일 동성(同性)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결혼수호법」을 표결에 부쳐 85대 14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현재 동성결혼 허용을 요구하는 소송이 최고법원에 계류중인 하와이주가 게이 또는 레스비언간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더라도미 연방차원의 동성결혼 인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 그동안 꾸준히 권익신장을 추구해온 미국내 동성애자들의 입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결혼수호법은 「미국내의 한 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더라도 다른 주가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연방차원에서는 이성간 혼인을 토대로 하는 현행 결혼제도를 계속 고수토록 했다. 이 법안은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사회보장및 의료보호 제도가 시행하고 있는 배우자 수당을 받을수 없도록 하는등 결혼에 따르는 각종 연방차원의 혜택 부여를 금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공화당 필 그램 상원의원은 『현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는 지난5천년간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며 『동성간 결혼을 인정함으로써인류역사를 부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동성애자들의 움직임을 견제,보수성향 계층의 지지를 얻으려는 봅 도울 대통령후보의 입장을 밀어주기 위한 공화당의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그동안 이 법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의회를통과할 경우 서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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