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무태장어 멸종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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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천연기념물 무태장어가 멸종위기에 있다.
무태장어의 서식지는 제주도서귀포시서홍동 천지연.기암절벽.희귀동식물.폭포수로 유명한 관광지다.
무태장어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열대야행성 희귀어종으로 62년 이 연못에서 처음 발견돼 천연기념물 2백58호로 지정됐다.이와 함께 서식지인 천지연도 이 어족의 서식 북방한계선으로지정돼 천연기념물 27호로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무태장어는 수년전부터 갑자기 들이닥친 불청객 「송어」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먹성 좋기로 소문난 송어가 천지연 터줏대감인 무태장어의 새끼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있기 때문이다.무태장어를 비롯해 은어.잉어등 10여종 민물고기의 요람이었던 이 연못에 송어가 출현한 것은 85년.
제주지역에 태풍이 내습하면서 하천이 범람해 천지연상류에서 양식중이던 송어가 불어난 급류와 함께 이 연못에 흘러들었다.
그 후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는 식이 됐다.번식을 거듭해이제는 길이 50㎝에 어른 팔뚝만한 크기로까지 다 자란 천지연의 송어는 수천마리는 족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문화재관리국 전문위원인 상명대 전상린(全詳麟.생물학)교수는 지난달말 현지조사를 벌였다.
全교수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문화재관리국에 『천지연 하류에 서식하는 송어떼로 인해 무태장어의 서식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송어를 포획해 생태계를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이에 따라 문화재관리국.서귀포시등은 가까운 시일내에 무태장어의 서식밀도.서식마리수등 천지연에 대한 본격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포획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서귀포시 천지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무태장어가 어쩌다 한두 마리 보이는 정도』라고 우려했다.
서귀포=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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