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늘어나도 시설투자 미흡-초미숙아에도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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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정상 임신주수에 훨씬 미달하는 초미숙아도 태어날때 울음을 터뜨릴까.울음은 태아가 바깥세상과 만나면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호흡활동.따라서 아무리 미숙아라할지라도 폐기능과 직결된 울음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신생아학에서는 이같은 울음을 단순한 생리적 반응으로 보지 않는다.「초미숙아도 생존할 권리가 있다」고 세상에 알리는상징적 언어라는 것.몇년사이 신생아학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포기했던 초미숙아도 거뜬히 살려내면서 국내서도 이들 에 대한 생존율 높이기가 한창이다.
초미숙아는 1천5백이하의 극저체중아로 임신 30주이내(정상 37~42주,2.5㎏이상)의 신생아를 말한다.국내에서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는 65만명선으로 미숙아는 3~4만명.이중 3분의1인 1만여명이 초미숙아.초미숙아의 생존율을 결정 짓는 대표적증세는 신생아호흡곤란증이다.폐의 미성숙으로 호흡을 도와주는 물질인 서펜턴트가 나오지 않아 산소 부족현상을 일으킨다.
경희대의대 소아과 배종우(裵鍾雨)교수는 『인공서펜턴트 개발이초미숙아의 생존율 증가에 분기점이 됐다』며 『이제는 임신주수 26주,8백정도의 신생아도 거뜬히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감염학의 발달도 초미숙아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미숙아의 경우 면역능력이 떨어져 패혈증에 걸리기 쉽고,따라서 혈관응고인자가 소모되어 폐출혈.뇌출혈등을 일으키는데 신생아실의환경개선과 적절한 항생제및 특수약물을 사용,이같 은 불행한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것.
이밖에 호흡과 심박동수.체온.혈중산소농도를 자동조절하는 집중치료장치가 선보여 자궁안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현재 집중치료가 가능한 신생아 중환자실을 갖춘 병원은 서울대병원.세브란스.경희의료원.이대동대문병원.인하대병원.아주대병원.
경북대병원.삼성의료원.서울중앙병원.원주기독병원.강릉병원등 10여곳.그러나 이같은 첨단시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초미숙아의 수에 비해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중앙병원 소아과 피수영(皮守英)교수는 『병원들의 무관심은집중치료장비가 고가인데다 전문간호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높은데 반해 이에 상응하는 의료보험수가가 낮아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며 『많은 생명이 신생아 중환자실에 오 지도 못하고 사망한다』고 안타까워 했다.특히 일반인의 인식부족으로 중소 병.의원에서 태어나는 미숙아 대부분이 이동식 인큐베이터없이 후송되어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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