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관중, 첫 금 환호 … 올해 야구는 행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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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8 프로야구가 5일 인천 SK-히어로즈전을 끝으로 정규 시즌 504경기(팀당 126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500만 관중 돌파와 올림픽 금메달 등 양과 질에서 풍성한 결실을 본 ‘위대한’ 시즌이었다.

흥행의 근원지는 ‘구도’ 부산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롯데는 2000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63번의 홈 경기 가운데 역대 최다인 21차례 만원 관중을 기록한 롯데는 프로야구에 한 시즌 팀 13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부산발 열기는 전국으로 퍼졌고, 1995년 이후 13년 만의 500만 관중(525만 6332명) 돌파라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정규 시즌이 중단됐던 8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도 야구 열기는 계속됐다. 김경문(두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야구 종주국 미국과의 예선 1차전부터 아마야구 최강 쿠바와의 결승전까지 9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한국 야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의 영광은 2년 연속 SK의 몫이었다. 지난해 우승팀 SK는 4월 20일 이후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저력을 과시하며 팀당 126경기로 치러진 정규 시즌 중 최다승 신기록(83승·종전 81승)을 달성했다.

개인 기록에서는 김현수(두산)와 김광현(SK) 등 ‘88둥이’들의 활약이 빛났다. 김현수는 타율(0.357)·안타(168개)·출루율(0.454) 등 3개 부문을 석권했다.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에서 2위(2.39)에 그쳐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다승(16승)과 탈삼진(150개) 타이틀을 차지하며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김태균(한화·31홈런)은 가르시아(롯데·30홈런)와의 경쟁에서 승리,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세우며 생애 첫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이제 프로야구는 가을잔치 드라마를 준비한다. 정규 시즌 3위 롯데와 4위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승자가 2위 두산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그 승자가 1위 SK와 대망의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종전 3전2선승), 플레이오프는 7전4선승제(종전 5전3선승)로 늘어났다. 야구팬들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장장 27일간의 포스트시즌을 즐기게 됐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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