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전남,일화에 1대0으로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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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각본 없는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준 한판이었다.후기리그 첫승에목마른 전남드래곤즈(3무1패)는 「슈퍼드래건」 노상래와 최종 스위퍼 안드레이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상태.사상 첫 4연패를 노리는 강호 천안일화천마(3승1무1패)는 그 틈을 놓칠세라 고정운.신태용.박남열.한정국등 시퍼렇게 살아있는 스타들을 몽땅 투입,손쉬운 승리추가를 노렸다.그러나 승부세계 예언의 위험성을입증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반2분.「차세대 슈퍼드래건」 김도근(전남)이 일화의 일방적우세를 점치는 안팎예언을 비웃듯 송곳같은 헤딩으로 일화 골문을갈가리 찢어놓고 말았다.
광양만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김의 골은 품격에서도 만점짜리였다.일화 오른쪽 코너부근까지 치고들어간 김봉길의낮고 빠른 센터링이 골문쪽으로 빨려갈 때까지만 해도 골을 예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신의 손」 사리체프 (일화GK)의가슴쪽으로 돌진하는 볼을 지켜보며 관중석에서 『에이』 하는 섣부른 탄성이 쏟아졌다.
그러나 뒤를 받치고 있던 김도근이 쏜살같이 뛰쳐나오며 방아를찧듯 이마로 방향을 틀어 우겨넣은 볼은 사리체프와 골포스트 사이 한뼘틈을 비집고 일화의 급소로 빨려들었다.전남의 두곱 기쁨은 일화의 세곱 쇼크.일화는 차.포를 떼인 전남 에 일격을 당함으로써 후기리그 우승과 4연패 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광양=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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