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앞두고 무리한 '환경정비'강요-강원4개市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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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원도춘천시 대성로변에 사는 李모(51.강원도춘천시효자동)씨는 요즘 낡은 담장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동사무소로부터 8월말까지 수리하라는 행정지시를 받았으나 돈이 없어 아직 고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동사무소 직원은 요즘 거의■ 매일 찾아와닦달이다.
춘천시효자동 M인쇄소,삼천동 P농원등은 입간판이 낡아 보기 나쁘다고 동사무소로부터 교체지시를 받고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들여 바꿨다.인쇄소나 농원등은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탓이다.춘천 S초등학교는 노후담장 1백40여를 8월말까지 보수토록 독촉받았으나 예산이 없어 고민중이다.
강원도가 10월초 춘천.원주.강릉.속초등 도내 4개시에서 분산개최될 전국체전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자비로 노후건물과 담장.
간판을 보수 또는 교체토록 해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강원도는 67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8월부터 이들 시에서환경정비사업을 펴고 있다.그러나 이 돈은 공공시설물 보수에만 들어가고 개인건물이나 간판등의 보수에는 한푼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해당 시는 권유기간이 끝나자 이달들어 동사무소를 통해 일일이 확인조사까지 하고 나서 곳곳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춘천시의 경우 현재 환경정비대상 수는 총 5백65개소.
이중 공공이용물을 제외한 불량입간판 설치업소 1백3개소와 노후건물및 담장 76개소등 1백79개소는 해당업주나 건물주가 자비로 고치도록 하고 독려중이다.도관계자는 『깨끗하고 안락 한 체전을 치르기위해 도로변 불량시설물등에 대한 일제정비를 실시하고있으나 개인재산등에 대해서는 정비를 권유하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춘천=탁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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